[특검 연장 불승인] 황교안 대행도 탄핵하겠다며 갈등 키우는 야당…헌재 결정 이후가 더 걱정

입력 2017-02-27 18:21   수정 2017-02-28 05:18

민주당·국민의당·정의당'제2의 탄핵카드'

황교안 대행 법률 위반 안해…3야 일각서도 논란
대선주자들 승복한다며 광장서 분노 부추겨



[ 홍영식 / 박종필 기자 ]
여야 4당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승복한다는 구두 합의를 했다. “당연한 일”이라고까지 했다. 말뿐이었다. 자유한국당 소속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이인제 의원 등은 18일과 25일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했다.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, 이재명 성남시장 등은 탄핵 촉구 촛불 집회에 참여, 헌재 압박에 나섰다.

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7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기간 연장 요청을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대해 여야가 첨예하게 맞섰다. 이 같은 갈등은 헌재의 탄핵 심판 이후 예상되는 한국 사회의 대립과 반목의 예고편에 불과할지 모른다는 게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.


◆바른정당은 탄핵 반대

황 대행의 특검 연장 불승인에 대해 야당 주자들은 반발했다. 문 전 대표는 “황 대행이 엄중히 책임져야 할 것”이라고 했다. 안 지사와 이 시장,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은 “민심이 탄핵을 내릴 것”이라고 말했다. 반면 김 전 지사 등 한국당 주자들은 “너무나 당연한 결정”이라고 옹호했다.

야당의 대응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. 새 특검법을 제정하는 방안과 황 대행 탄핵을 추진하는 것이다. 탄핵에 대해 논란이 적지 않다.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재적의원(299명)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. 탄핵에 찬성한 민주당(121석)과 국민의당(39석) 정의당(6석)만으로 가결 요건은 된다.

관건은 특검 연장 불수용이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느냐다. 헌법 65조1항엔 ‘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할 때에는 국회가 탄핵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’고 돼 있다. 한국당뿐만 아니라 바른정당도 황 대행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사항이 없다며 탄핵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. 국회 처리가 쉽지 않은 대목이다.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“황 대행의 연장 거부는 독재적 결정”이라고 비판하면서도 “법리상 탄핵 사유가 될 수 없다”고 말했다. 한국당은 야당의 탄핵 추진에 “초헌법적 발상”이라고 날을 세웠다.

세 야당이 탄핵카드를 꺼내든 것은 특검 연장 거부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반감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특검 무산을 방조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어서다. 정치적 결정 성격이 짙다. 다만 민주당 내 일각에서는 지나친 국정 혼란을 부추긴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.

새 특검법 제정에 대해선 바른정당도 찬성하고 있어 3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. 새 특검법은 현재의 특검을 50일 연장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. 부칙 조항 등을 활용하면 박영수 특별검사가 수사를 계속할 수 있다는 해석이 야권에서 나온다. 다만 정세균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.

정치권은 황 대행이 불승인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특검 연장이나 특검법 개정 합의를 해놓고 공방만 벌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. 특검 불승인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국면을 만든 것은 황 대행과 여권의 책임이라는 지적도 있다.

◆대선주자들이 법치주의 위협

다음달 헌재가 탄핵심판 결정을 내린 뒤 나라는 예측 불허의 위기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. 그 중심엔 정치권이 있다.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대립과 반목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뿐 팔을 걷어붙이고 갈등을 해결하는 대선주자는 찾아볼 수 없다.

유력 주자들 대부분 헌재 결정 승복에 미온적이거나 부정적이다. 문 전 대표는 탄핵이 기각되더라도 승복하겠다고 했으나 “그런 (기각)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”고 말했다. 안 지사는 “국민상실감을 생각하면 ‘(헌재 결정을) 당연히 존중해야죠’라고 하기 어렵다”고 했다. 이 시장은 “기각 땐 불복하겠다”고 강조했다. 법치주의를 무시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. 누가 집권해도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.

홍영식 선임기자/박종필 기자 yshong@hankyung.com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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